논의
환자안전은 의료서비스의 기본 원칙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큰 공중보건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20]. COVID-19 대유행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대내외적으로 의료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안전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COVID-19 대유행이 환자안전에 미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COVID-19 대유행 이전과 이후의 환자안전 사고 중 감염관련 사고의 추이를 분석하고, COVID-19 대유행 전후로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특성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였다.
환자안전 학습보고시스템에서 연도별로 전체적인 환자안전 사고의 보고 건수는 증가 추세인 반면,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보고 건수가 감소하였는데,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국내 의료환경의 변화에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번째,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의 유행, 2015년 메르스의 병원내 전파, 2017년 대학병원 신생아실의 수액 오염으로 인한 집단 사망, 2020년 COVID-19의 유행에 이르기까지 감염병과 관련된 이슈들이 지속되면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가 더욱 주목받는 시기가 되었고, 정부차원의 정책과 수가개발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21]. 특히 2018년 이후 의료기관인증평가 항목에 감염관련 항목들이 강화되거나 추가되면서[
9] 손위생, 의료기구관련 감염, 환경관리, 격리체계 등의 항목들을 모든 의료기관에서 필수적으로 수행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한 사례로 국내의 의료관련감염에 대한 보고 시스템인 전국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Korean National 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s Surveillance System)에서도 연도별 감염발생률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2019년에 비해 2020년의 전체 의료관련감염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22]. 다만 이 연구에서도 의료관련감염의 감소가 지속적인 감염감시의 효과인지 COVID-19로 인한 중환자실 환자군이 변화된 영향인지에 대한 추가 분석과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22]. 또한 중환자실 감염감시 체계를 통한 감염발생률은 적극적으로 감염이 발생하는지 정해진 감시 기준을 통한 보고이며, 환자안전 학습보고시스템에서 정의하고 있는 감염 분류의 기준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해석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의료관련감염을 대표하는 감시지표이므로,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보고건수의 변화와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두번째로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한 국내 감염성 질환의 발생 변화도 한 가지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질병관리청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시 결과에서 2020년의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검출율이 2018, 2019년에 비하여 50% 이하로 감소하였음을 보고하였으며, 이는 COVID-19 전파 차단을 위해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16].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COVID-19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감염관리 전략과 활동을 통한 변화가 있었던 점이다.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함께 마스크 착용과 개인위생 철저 등 COVID-19 예방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철저한 검역과 광범위한 접촉자 관리 및 적극적 검사를 통한 조기발견 등 역학조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시스템의 정비를 권고하고, 음압격리병상을 확충하는 등 COVID-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각 의료기관에서는 감염관리시스템의 정비를 통하여 다양한 활동들을 시행하였고, 일례로 바이러스의 유입 예방을 위한 출입통제 및 선별시스템 마련, 의료기관 내 바이러스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기진단과 동선 관리, 환경 관리, 격리 시스템, 교육과 정보 공유, 의료진 훈련 등을 통하여 COVID-19에 대응하기 위하여 다양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활동을 시행하였다[
14,
15]. 최근 COVID-19 유행기간 동안 모든 환자 치료과정에서 의료진의 강력한 마스크 착용이 교차감염을 줄이고, 표준예방지침의 일부분으로서 유행가능한 모든 바이러스와 세균 등의 전파를 차단하여, 의료관련 감염의 감소에 기여하였다고 보고한 연구[
23] 등을 종합해 보면, 특히 의료현장에서 개인보호구 착용이나 손위생과 같은 기본적인 표준예방지침의 수행이 철저히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보고 건수를 감소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COVID-19 대유행 이전과 이후의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를 분석하였을 때, 대상자의 성별이나 연령, 진료과 등의 일반적인 특성에서는 차이가 없어, 환자군의 차이로 인한 변화는 없었음을 확인하였다.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특성과 관련된 변수 중에서 의료기관 종별 차이를 보였는데, 전체적인 환자안전 사건의 보고 건수에서는 연도별로 의료기관 종별 차이가 없었음에도[
18] 감염관련 사고 보고 건수가 종합병원에서 증가한 것은 일부 선행연구들과 차이를 보였다.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관련 활동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 약 80%의 병원들이 수술부위 감염,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감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에 대해 근거 중심 예방활동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항목에서 수련병원, 상급종합병원, 국·공립병원, 병상수 규모가 커질수록 근거 중심 예방활동 수행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24]. 다만 이 연구는 COVID-19 이전의 연구로 해석의 한계가 있어, 의료기관 종별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 보고 차이에 대한 부분은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고 관련 위해정도는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로 중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사고는 없었으며, COVID-19 대유행 이전에 비하여 이후에 경증의 비율이 77.3%에서 66.5%로 감소한 반면, 중등증의 경우 2.4%에서 10.4%로 전체 건수는 감소하였으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 보고 건수가 유의하게 감소한데 반해, 중증도가 증가하는 것은 지속적인 환자안전 학습보고시스템을 통한 공유와 홍보 등을 통하여 경증 수준의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개선이 이미 시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으나, 이는 환자안전 인식 문화 등 추가적인 분석 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향후 중등증 이상의 사례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하여 위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미 COVID-19 유행 이전에도 환자안전 향상을 위한 인프라 측면에서, 많은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실 설치(84.8%)와 감염관리 전담인력 배치(72.8%)와 같은 의료관련감염 예방을 위한 법적 기준을 만족하고 있으며[
24], 이를 통한 지속적인 감염관리시스템은 보완되고 역량이 강화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감염관리 활동이나 수행도와 관련된 연구들을 통하여 관련된 영향 요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겠다.
사고 발생 시간을 간호사의 근무조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을 때 낮근무일때 사고의 보고 빈도가 높았는데, 일반적으로 환자안전 사고 보고 건수가 낮근무일 때 높게 나타난 선행연구[
10]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의료행위가 낮시간 대에 이루어지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COVID-19 이전과 이후의 차이에 대한 분석은 간호사들의 시간이나 업무와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관련성에 대한 자료가 미비하여 해석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환자안전 사고에 대한 보고와 관련된 요인은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보고시스템이나 환자안전 문화, 근무환경의 차이에서 기인할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추가 연구를 통한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사고 발생 후 조치사항은 일반적으로 모니터링(관찰, 보존적 치료, 영상 판독 등)을 시행한 사례가 전체 조치사항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는데 이는 위해정도에 있어서 위해 없음이나 경증이 전체의 94.8%로 대부분이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COVID-19 이전에는 모니터링 시행이 39.4%였으나 이후에는 21.5%로 감소하였고, 얼음팩 적용이나 간단 소독과 같은 단순 처치를 시행한 경우가 COVID-19 이전에는 32%에서 이후에는 21.1%로 감소하였다. 특히 COVID-19 이후에 위해정도에 있어서는 중등도가 유의하게 증가하였던 것을 볼 때 좀더 적극적인 처치를 해야 하는 투약치료나 타과의뢰, 수술 및 시술, 전과나 전동과 같은 조치가 COVID-19 이후에 증가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사고 후 조치사항이 점차 세분화되고 다양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기타 조치로 분류된 항목들이 심리치료나, 프로그램 개발, 보호구 제공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
환자안전과 관련된 연구들 중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많은데, Lim 등[
25]의 연구에서 간호사의 표준예방지침 준수와 환자안전 관리에 대한 인식이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간호사는 환자와의 접촉이 가장 빈번한 직종으로 모든 간호 활동 시에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표준예방지침이 적절하게 수행되어야 하며 이는 의료관련감염 예방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간호사들의 표준예방지침에 대한 교육, 훈련,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감염관리 인식 및 수행도의 증가를 통하여 의료관련감염 감소에 기여함으로써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첫번째,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로 분석한 이차자료 분석 연구이며,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대부분 자율보고 시스템이므로 국내 전체의 환자안전 사고 발생률 및 현황을 모두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단순히 보고 건수의 증가 또는 감소가 발생률의 증가 또는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환자안전 문화가 정착되고 보고가 활발할수록 환자안전 사고 보고 건수가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대상자인 환자군의 특성과 관련된 부분도 이차자료로만 분석하여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두번째,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일반적인 정의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본 연구에서는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에 보고된 기준을 적용하였으나, 실제로 감염의 범주는 매우 다양할 수 있으며, 환자나 보호자가 환자안전 사고로 감염을 보고하는 경우 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이 포함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결론
본 연구를 통하여 국내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는 COVID-19 대유행 전보다 COIVD-19 대유행 기간 동안 감소하였고, 사고 관련 특성으로 의료기관 종별, 위해정도, 사고 발생 시 간호사의 근무조, 사고 후 조치사항에서 COVID-19 대유행 전후로 차이를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COVID-19 대유행은 감염관리체계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으며, 의료 현장에서는 강화된 감염관리 활동과 적극적인 격리, 개인보호구 착용, 손위생과 같은 표준예방지침의 수행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의료관련감염의 감소나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보고 건수가 감소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환자안전 사고 중 감염관련 사고는 대부분 의료관련감염으로 기인한다고 볼 때 지속적인 의료관련감염 예방을 위한 중재를 시행한다면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는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가장 환자와 접촉이 빈번한 간호사는 감염관리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표준예방지침을 포함한 감염관리 지침에 대한 간호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훈련, 지원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본 연구는 COVID-19 와 같은 초유의 감염병 대유행이 환자안전 사고에 미친 영향을 고찰한 연구로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환자안전과 환자안전 사고 예방 및 개선 방안을 위한 기초 자료로서 후속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신종감염병의 대유행이나 감염병과 관련된 환자안전 사고에 대한 종단적 연구나 환자안전 사고의 영향요인에 대한 분석 연구와 감염관련 환자안전 사고의 영향 요인 분석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환자안전과 감염 예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